겨울 산행의 백미인 설경을 만끽할 수 있는 국내 최고의 설산 5곳을 소개합니다. 한라산, 덕유산, 소백산, 태백산, 설악산의 매력과 안전한 산행을 위한 필수 정보까지 한눈에 확인해보세요.
겨울의 진정한 매력은 온 세상이 하얗게 덮인 설산에서 완성됩니다. 차가운 공기 속에서도 나뭇가지마다 피어난 눈꽃과 상고대는 마치 동화 속 한 장면 같은 풍경을 선사하며 등산객들에게는 일상의 소음에서 벗어난 고요한 위로를 전해줍니다. 2026년 새해를 맞아 많은 이들이 은빛으로 빛나는 산등성이를 꿈꾸며 산행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국내에는 저마다의 색깔을 지닌 명산들이 많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겨울철 설경이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다섯 곳의 매력을 살펴보겠습니다.

한라산과 덕유산에서 만나는 이색적인 눈꽃 풍경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서 설경을 감상할 수 있는 한라산은 겨울이 되면 거대한 얼음 왕국으로 변모합니다. 특히 영실 코스는 경사가 완만하면서도 병풍바위와 오백나한 등 기암괴석이 눈과 어우러진 모습이 일품이라 겨울 산행의 성지로 불립니다. 윗세오름에 올라 탁 트인 설원을 바라보면 마치 구름 위를 걷는 듯한 착각마저 듭니다. 매년 적설량이 풍부해 발이 깊이 빠지는 눈길을 걷는 재미가 있으며 파란 하늘과 대비되는 순백의 나무들은 사진으로 다 담을 수 없는 감동을 줍니다. 탐방 예약제를 통해 인원을 관리하므로 방문 전 예약은 필수입니다.
전북 무주의 덕유산은 설천봉까지 관광 곤도라를 타고 오를 수 있어 누구나 쉽게 최고의 설경을 만끽할 수 있는 곳입니다. 곤도라에서 내려 약 20분 정도만 걸으면 주봉인 향적봉에 도착하는데, 이곳의 상고대는 국내 국립공원 중에서도 손꼽히는 절경을 자랑합니다. 습도가 높은 날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며 나뭇가지에 얼어붙은 상고대는 마치 산호초가 뭍으로 올라온 듯한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가족 단위 방문객이나 긴 산행이 부담스러운 분들도 겨울 산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소백산의 칼바람과 태백산의 주목 군락이 빚어낸 예술
소백산은 겨울 산행의 백미인 '칼바람'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비로봉을 향해 뻗어 있는 부드러운 능선 위로 불어오는 매서운 바람은 등산객의 옷깃을 여미게 하지만 그 바람이 나뭇가지에 부딪히며 만들어낸 은빛 상고대는 소백산만의 독특한 매력입니다. 죽령이나 어의곡 등 다양한 코스가 마련되어 있으며 특히 능선을 걷는 내내 시야가 가로막히지 않고 탁 트여 있어 백두대간의 웅장한 흐름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습니다. 바람이 워낙 강하기 때문에 방풍 장비를 철저히 갖추는 것이 중요하며, 일출이나 일몰 때 붉게 물드는 설원은 경이로움 그 자체입니다.
강원도 태백의 태백산은 민족의 영산답게 경건하면서도 아름다운 겨울 풍경을 지니고 있습니다. 유일사 코스로 올라 장군봉을 거쳐 천제단에 이르는 길은 경사가 급하지 않아 초보 등산객들도 무난하게 도전할 수 있습니다. 태백산의 상징인 수령 수백 년 된 주목 군락지는 눈꽃이 피었을 때 더욱 빛을 발합니다. '살아 천 년, 죽어 천 년'이라는 말처럼 강인한 생명력을 지닌 주목이 하얀 눈을 뒤집어쓰고 서 있는 모습은 마치 고대 성채를 지키는 파수꾼처럼 장엄합니다. 매년 겨울 열리는 눈축제와 연계해 방문하면 다채로운 볼거리까지 즐길 수 있습니다.


설악산의 장엄한 기암괴석과 겨울 산행 안전 수칙
강원도 속초와 양양에 걸쳐 있는 설악산은 사계절 내내 아름답지만 눈 덮인 겨울의 설악은 그야말로 한 폭의 수묵화와 같습니다. 거친 바위산의 질감과 부드러운 흰 눈이 조화를 이루어 선사하는 미학적 완성도는 단연 으뜸입니다. 숙련된 등산객이라면 대청봉을 향하는 장거리 코스를 선호하겠지만 가벼운 설경 감상이 목적이라면 권금성 케이블카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선택입니다. 케이블카를 타고 단숨에 올라 발아래로 펼쳐진 내설악의 풍경과 멀리 보이는 동해의 푸른 바다를 동시에 조망하는 경험은 설악산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함입니다.
겨울 산행은 아름다운 만큼 위험 요소도 적지 않습니다. 산 아래와 정상의 기온 차가 크기 때문에 체온 유지를 위한 레이어링 시스템이 필수적입니다. 얇은 옷을 여러 겹 겹쳐 입어 상황에 따라 조절해야 하며, 눈길 미끄러짐을 방지할 아이젠과 스틱은 선택이 아닌 필수 장비입니다. 또한 일조 시간이 짧아 산속은 금방 어두워지므로 오후 4시 이전에는 하산을 마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비상 식량과 보온병에 담긴 따뜻한 물을 챙기는 것도 잊지 마세요. 꼼꼼한 준비를 거친 뒤 마주하는 겨울 설산은 그 어떤 계절보다 강렬한 감동을 선사할 것입니다.

자연이 선물한 은빛 세계 속에서 새해의 새로운 다짐을 새기며 안전하고 즐거운 겨울 산행의 기쁨을 누려보시길 바랍니다. 각 산마다 지닌 고유한 매력을 천천히 음미하다 보면 추위마저도 겨울이 주는 소중한 선물로 느껴지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