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글로벌 파워 시티 지수(GPCI)를 분석합니다. 도쿄가 뉴욕을 제치고 2위로 도약하며 아시아 도시의 경쟁력이 재편되고 있습니다. 서울은 R&D와 문화 강세를 바탕으로 싱가포르를 맹추격하며 5위 진입을 눈앞에 두었습니다. 모리기념재단 도시전략연구소의 발표를 토대로 세계 10대 도시의 변동 요인과 서울의 도시 경쟁력 제고 방안을 심층 분석합니다.
도시의 경쟁력은 곧 국가의 경쟁력입니다. 자본, 기술, 인재가 국경을 넘어 가장 효율적인 곳으로 모여드는 시대에, 세계 주요 도시들은 단순한 거주 공간을 넘어 글로벌 비즈니스와 혁신의 전초기지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일본 모리기념재단 도시전략연구소가 발표한 2026 글로벌 파워 시티 지수(GPCI)는 이러한 흐름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런던, 도쿄, 뉴욕, 파리, 싱가포르 등 세계를 움직이는 주요 도시들의 성적표는 단순한 순위 나열이 아니라, 향후 글로벌 경제와 문화의 흐름이 어디로 향하는지를 가늠하게 하는 나침반 역할을 합니다. 이번 2026년 발표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아시아 도시들의 약진입니다. 도쿄, 싱가포르, 서울, 상하이가 톱10에 이름을 올리며 서구 중심의 도시 패권이 다극화되고 있음을 증명했습니다. 특히 부동의 2위였던 뉴욕이 도쿄에 자리를 내어준 사건과, 서울이 5위 싱가포르를 턱밑까지 추격한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경제, 연구개발, 문화 교류, 주거 적합성, 환경, 교통 접근성 등 6개 분야 72개 지표를 통해 분석된 이번 결과를 통해 글로벌 도시들의 현재 위치와 서울이 나아가야 할 전략적 방향성을 모색해 보겠습니다.

도쿄의 도약과 뉴욕의 정체, 주거 환경이 가른 승부
오랫동안 글로벌 도시 경쟁력 2위 자리는 미국의 심장 뉴욕의 차지였습니다. 세계 금융의 중심지이자 막강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한 뉴욕의 아성은 견고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2026년 GPCI 결과는 이러한 통념을 깨뜨렸습니다. 도쿄가 뉴욕을 제치고 2위에 등극한 것입니다. 이는 단순히 경제 지표의 변동만이 아닌, 도시가 갖춰야 할 종합적인 역량의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도쿄의 상승세는 '생활 환경'과 '문화 교류' 부문에서의 괄목할 만한 개선에 기인합니다. 팬데믹 이후 엔데믹 시대로 전환되면서 도쿄는 관광객 유치와 국제 행사 개최 등 문화적 매력도를 높이는 데 집중했습니다. 또한 안정적인 물가와 치안, 고도화된 대중교통 시스템은 거주 적합성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반면 뉴욕은 살인적인 물가 상승과 주거 비용 문제, 그리고 사회적 불안 요소들이 거주 환경 점수를 깎아먹는 요인이 되었습니다. 경제적 번영만으로는 도시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으며, 구성원이 누리는 삶의 질이 도시 경쟁력의 핵심 척도임을 이번 순위 역전이 보여줍니다. 아시아 도시가 2위를 차지했다는 것은 글로벌 자본과 인재의 시선이 아시아로 더욱 쏠릴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도쿄는 경제 규모뿐만 아니라 소프트 파워와 생활 인프라 측면에서도 서구 주요 도시와 대등하거나 이를 능가하는 경쟁력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이는 인접한 서울이나 상하이, 싱가포르 등 다른 아시아 도시들에게도 긍정적인 자극이자 동시에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입니다.

서울의 맹추격, R&D와 K-컬처가 만든 5점의 기적
대한민국 서울은 이번 평가에서 종합 6위를 기록하며 전년과 동일한 순위를 유지했습니다.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그 질적 성장은 괄목할 만합니다. 5위 싱가포르와의 격차를 불과 5점 차로 좁혔기 때문입니다. 과거 100점 가까이 벌어졌던 격차를 감안하면 사실상 등가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서울의 이러한 약진을 견인한 쌍두마차는 연구개발(R&D)과 문화 콘텐츠입니다.
서울은 특허 출원 수와 연구원 수, 대학의 경쟁력 등을 평가하는 R&D 분야에서 세계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반도체, 바이오, AI 등 첨단 산업 분야에서 한국 기업들이 보여주는 기술적 성과가 도시 경쟁력으로 직결된 결과입니다. 여기에 더해 K-팝, K-드라마로 대변되는 문화 콘텐츠의 글로벌 확산은 '문화 교류' 부문의 점수를 비약적으로 끌어올렸습니다. 서울은 이제 단순히 '일하기 좋은 도시'를 넘어 '방문하고 싶고 경험하고 싶은 도시'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다만 5위 진입을 목전에 두고 넘어야 할 산도 존재합니다. 외국인 전문 인력의 유입 용이성이나 국제 비즈니스 환경 측면에서는 여전히 싱가포르가 우위를 점하고 있습니다. 서울이 싱가포르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금융 규제 완화와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비즈니스 인프라 확충이 필수적입니다. 또한 R&D 성과가 실제 창업과 상용화로 이어지는 스타트업 생태계의 활성화도 중요한 과제입니다. 5점이라는 근소한 차이는 서울이 조금만 더 전략적인 노력을 기울인다면 언제든 뒤집을 수 있는 가시권임을 보여줍니다.

미래 도시의 조건, 균형 잡힌 6각형 경쟁력 확보
2026 GPCI 결과가 주는 궁극적인 메시지는 '균형'입니다. 1위를 수성한 런던은 경제, 문화, 접근성 등 모든 분야에서 고른 득점을 보였습니다. 상위권에 포진한 파리, 암스테르담, 베를린 역시 특정 분야에 치우치기보다 다방면에서 준수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압도적인 경제력 하나만으로 도시의 위상을 증명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경제, R&D, 문화, 거주, 환경, 접근성이라는 6가지 요소가 유기적으로 결합되어야만 진정한 '파워 시티'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환경 분야의 중요성도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기후 위기 대응과 탄소 중립 실현은 도시의 지속 가능성을 평가하는 핵심 지표가 되었습니다. 쾌적한 녹지 공간 확보와 대기 질 개선, 친환경 에너지 사용 비율 등은 삶의 질과 직결되며 고급 인재를 유인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접근성 역시 물리적인 교통망 확충을 넘어 디지털 인프라와 정보 접근성까지 포괄하는 개념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아시아 주요 도시들이 상위 10위권에 4곳이나 포진한 것은 세계 경제의 축이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아시아 도시 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임을 예고합니다. 상하이는 경제 성장과 교통 인프라 확충을 무기로 무서운 속도로 치고 올라오고 있으며, 두바이 역시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문화와 관광의 허브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러한 무한 경쟁 속에서 도태되지 않으려면 각 도시는 자신의 강점을 극대화하되 약점을 보완하는 정교한 도시 전략을 수립해야 합니다.

2026년 글로벌 파워 시티 지수는 우리에게 명확한 과제를 던져줍니다. 도쿄의 2위 도약은 부러움의 대상이 아니라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어야 하며, 서울의 6위 수성은 안주가 아닌 더 높은 곳을 향한 디딤돌이 되어야 합니다. R&D와 문화라는 확실한 무기를 가진 서울이 규제 혁신과 주거 환경 개선이라는 날개를 단다면, 내년에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TOP 5 도시, 나아가 아시아 최고의 도시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입니다. 도시의 경쟁력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정부와 지자체, 기업, 그리고 시민이 함께 만들어가는 장기적인 비전과 실행력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