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세계 박물관 랭킹 5위,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The Met) 완벽 가이드입니다. 드라마 <가십걸>의 계단부터 이집트 덴두르 신전, 고흐와 모네의 명작, 그리고 센트럴 파크가 한눈에 보이는 루프탑 바까지 뉴욕 여행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할 관람 꿀팁을 총정리합니다.
대서양을 건너 만난 뉴욕의 자존심
런던의 흐린 하늘을 뒤로하고 우리는 이제 활기 넘치는 도시 미국 뉴욕에 도착했습니다. 시리즈의 마지막을 장식할 이곳은 바로 뉴요커들이 가장 사랑하는 공간이자 미주 대륙 최대의 미술관인 '메트로폴리탄 미술관(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줄여서 '더 멧(The Met)'입니다.
2025년 세계 박물관 랭킹 5위를 기록한 멧은 유럽의 박물관들과는 확실히 다른 매력을 뽐냅니다. 루브르나 바티칸이 왕실과 교회의 권위를 상징한다면 멧은 1870년 시민들의 기부와 열정으로 세워진 '시민의 미술관'이라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죠. 맨해튼 5번가(5th Avenue)의 화려함과 센트럴 파크의 여유로움을 동시에 품고 있는 이곳. 드라마 <가십걸>의 주인공들처럼 미술관 앞 계단(The Met Steps)에 앉아 커피 한 잔을 마시는 것만으로도 이미 우리는 뉴요커가 된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고대 이집트의 신전부터 현대 패션의 정점인 멧 갈라(Met Gala) 의상까지, 시공간을 초월하는 멧의 보물찾기를 시작해 볼까요?

1. 멧의 시그니처, 통유리 속 이집트, 덴두르 신전
입장권을 끊고 그레이트 홀을 지나 가장 먼저 달려가야 할 곳은 단연 1층 새클러 윙(The Sackler Wing)에 위치한 '덴두르 신전(The Temple of Dendur)'입니다.
"아니, 미술관 안에 신전이 있다고?" 네, 있습니다. 그것도 아주 거대한 진짜 이집트 신전이 말이죠. 1960년대 아스완 댐 건설로 수몰 위기에 처한 유적을 이집트 정부가 미국에 기증했는데 멧은 이 신전을 위해 센트럴 파크 쪽 벽면을 통유리로 만든 거대한 전용관을 지었습니다. 낮에는 센트럴 파크의 푸른 숲과 햇살이 신전을 비추고, 밤이 되면 은은한 조명 아래 신비로운 자태를 뽐냅니다. 물이 흐르도록 설계된 바닥은 나일강을 상징하죠. 이곳은 멧에서 가장 사진이 잘 나오는 '햇살 맛집'이자, 뉴욕이 아니면 불가능한 압도적인 스케일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공간입니다.

2. 교과서 밖으로 나온 명화들,유럽 회화관
2층으로 올라가면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거장들의 파티가 열립니다. '유럽 회화관(European Paintings)'은 미술을 잘 모르는 사람도 "어? 나 이 그림 알아!"를 외치게 만드는 곳입니다.
특히 인상파 갤러리는 멧의 자랑입니다. 반 고흐의 '밀짚모자를 쓴 자화상'과 '사이프러스 나무' 앞에는 언제나 관람객이 북적입니다. 고흐 특유의 꾸덕꾸덕한 붓 터치를 코앞에서 확인해 보세요. 모네의 '수련' 연작과 드가의 발레리나 그림들도 빠질 수 없죠.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미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그림 중 하나인 에마뉘엘 로이체의 '델라웨어 강을 건너는 워싱턴(Washington Crossing the Delaware)'을 만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보면 그림의 크기가 벽면을 가득 채울 정도로 어마어마해서, 마치 내가 그 배에 함께 타고 있는 듯한 웅장함을 줍니다. 미국의 건국 역사를 상징하는 이 작품 앞은 미국 현지인들의 필수 인증샷 코스이기도 합니다.

3. 패션도 예술이다, 의상 연구소와 멧 갈라
멧이 다른 고전 박물관들과 차별화되는 지점은 바로 '패션'을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렸다는 점입니다. 매년 5월 첫째 주 월요일, 전 세계 셀럽들이 총출동하는 '멧 갈라(Met Gala)'가 열리는 곳이 바로 이곳 '의상 연구소(The Costume Institute)'입니다.

알렉산더 맥퀸, 샤넬, 디올 등 전설적인 디자이너들의 의상을 단순한 옷이 아닌 조각품처럼 전시해 놓은 것을 보면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기획전에 따라 전시 내용이 확 바뀌니, 방문 전 현재 어떤 패션 전시가 열리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은 필수입니다. 화려한 드레스 뒤에 숨겨진 시대정신과 장인 정신을 엿볼 수 있는 특별한 공간입니다.
4. 뉴욕의 스카이라인 루프탑 가든
전시를 보느라 다리가 아파올 때쯤, 엘리베이터를 타고 5층 '루프 가든(The Cantor Roof Garden)'으로 올라가세요. 문이 열리는 순간, 탄성이 터져 나옵니다.
눈앞에는 센트럴 파크의 울창한 숲이 초록 융단처럼 펼쳐지고, 그 너머로 맨해튼의 마천루들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습니다. 자연과 도시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 가장 '뉴욕다운' 풍경을 볼 수 있는 곳이죠. 이곳에는 매년 선정된 현대 미술가의 설치 작품이 전시되며, 간이 바(Bar)에서 칵테일이나 맥주를 팝니다. 마티니 한 잔을 손에 들고 뉴욕의 석양을 바라보는 것, 이것이야말로 멧을 200% 즐기는 최고의 낭만이 아닐까요? (단, 루프탑은 날씨가 따뜻한 5월~10월에만 개방하니 참고하세요!)

5. 멧 방문 전 꼭 알아야 할 꿀팁
- 입장료의 진실: 예전에는 '기부 입장(Pay what you wish)'이 가능했지만, 현재는 뉴욕 거주자와 학생을 제외한 일반 관광객은 정가(성인 약 $30)를 내야 합니다. 티켓을 사면 당일에 한해 멧의 분관인 '더 클로이스터스(The Cloisters)'도 무료입장이 가능하니, 시간이 된다면 중세 수도원 느낌의 클로이스터스까지 묶어서 다녀오시는 걸 추천합니다.
- 오픈런보다는 오후 추천: 아침에는 단체 관광객이 많아 입장이 지체될 수 있습니다. 차라리 점심 식사 후 오후 느지막이 방문해 야간 개장(금, 토요일)까지 즐기는 것이 여유롭습니다.
-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 멧 앱을 다운로드하거나 현장에서 기기를 대여하면 한국어 해설을 들을 수 있습니다. 작품 옆에 한국어 안내 표시가 있는 작품 위주로 동선을 짜는 것도 요령입니다.
- 가방 규정: 백팩은 앞으로 메거나 물품 보관소에 맡겨야 합니다. 관람 편의를 위해 가급적 작은 크로스백을 메고 가시는 게 좋습니다.
5대 박물관 여행을 마치며
파리, 바티칸, 서울, 런던, 그리고 뉴욕까지. 2025년 세계 5대 박물관을 둘러싼 우리의 긴 여정이 멧의 루프탑에서 마침표를 찍습니다. 인류는 유한하지만, 그들이 남긴 예술은 영원하다는 말이 있죠. 5개의 박물관을 여행하며 만난 수많은 걸작은 단순한 과거의 유산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에게 끊임없이 말을 걸어오는 현재진행형의 대화였습니다. 특히 서울의 국립중앙박물관이 세계 3위로 우뚝 섰다는 사실은 이번 여정에서 얻은 가장 큰 자부심이 아닐까 싶습니다.
